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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 교수님 시선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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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과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2회 작성일 1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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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알뿌리를 키우며 = 이은봉 지음.

1983년 '삶의 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다음해 '창작과 비평'에 작품을 발표해 시인으로 등단한 저자가 그동안 펴낸 6권의 시집 가운데 80여편을 골라 실었다.

근대 자본주의를 비판해온 시인은 현재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일하면서 계간 '불교문예' 주간을 맡고 있다. 표제작은 어두운 또는 힘든 현실일지라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야 할 세상이 있다 세상을 위해 둥글둥글 담 넘어가는 굼벵이로 살자 짚더미 속 살진 마음 하나로, 쉬엄쉬엄 둥근 알뿌리를 키우며// 찢어진 살갗, 피 묻은 옷자락, 세찬 바람에 쫓겨 펄럭이고 있다 그 마음 악착같이 똬리를 틀고 있는 한, 각다귀떼들 더는 깝치지 못하리라"(일부)

시인은 "뒤돌아보니 이 공간 속에는 나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고민이 다 들어 있는 듯 싶다"며 "딴에는 시라는 언어예술 형식을 통해 자본주의 근대라고 하는 이 세상에 끊임없이 쓴 약을 주사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인. 144쪽. 6천원.


알뿌리를 키우며 / 이은봉 시선집

20년 넘게 부정과 생성의 시정신 바친 이은봉 시선집

이은봉李殷鳳 시인은 1984년 등단 이후 지금까지 거의 공백기나 슬럼프 없이 지속적인 시 창작의 심화 과정을 보여왔다. 그 동안 그는 <좋은 세상>, <봄 여름 가을 겨울>, <절망은 어깨동무를 하고>, <무엇이 너를 키우니>, <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길은 당나귀를 타고> 등 여섯 권의 시집을 펴냈다.

이번 시선집은 이 여섯 권의 시집의 정수만을 선택하여 배치하여, 20년이 훌쩍 넘어선 그의 시력을 시간의 육체 순으로 보여주는 선명한 축도가 되어주고 있다. 그래서 이 시선집에는 부정과 생성의 시정신으로 관통해온 20여 년의 시간이 그의 남다른 미적 의지와 함께 담겨 있다 할 것이다.


근대 자본주의를 발본적으로 비판, 성찰해온 우리시대 대표 시인

- 평론가 유성호의 평가

1980년대에 일정하게 이념적 배타성과 순결성을 담은 작품들을 쓰기 시작하여 최근에 문명 비판적 생태 의식, 탈脫자본의 시원성으로 자신의 시적 범주를 넓혀가고 있는 이은봉 시인은, 죽임의 정서로 가득 차 있는 근대 자본주의를 발본적으로 비판하고 성찰해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시인이다.

이은봉 초기 시편은, 우의적 현실 파악으로부터 인간의 근원적 절망을 따스하게 감싸안는 데까지 이른다. 물론 그 핵심에는 근대 자본주의가 가져온 부정적 상황에 대한 가열한 인식이 가로놓여 있다. 이러한 비판적 인식은, 부정과 생성의 변증법에 의해, 그의 후기 시편에서 구경적(究竟的)인 생명 탐구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그의 후기 시편은, 시가 인간 존재를 파악하는 것이 이성으로가 아니라 감각적 현존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는 활달하고도 풍부한 감각을 매개로 하여 우리의 생에 결핍되어 있는 근원적 가치들을 상상적으로 복원하려고 한다. 가령 그는 “삶 속에 알알이 박혀 있는 진실을 껴안고 있는 좋은 시는, 고통으로 지쳐 있는 사람의 눈으로만, 이윽고 너무도 담담해진 사람의 눈으로만 들어온다”(이은봉, <화두 또는 호기심>, 작가, 2005)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자신의 시적 지향이 근원적 가치에 대한 갈망과 그것의 상상적 탈환을 근간으로 삼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처럼 이은봉 후기 시편은, 세계와 주체가 상호 침투하는 예민한 감각을 통해, 시인 자신의 “개인적 운명을 인류의 비밀로 변화”(C. G. 융)시키는 야심만만한 시적 기획을 선보인다.

20년의 시력을 넘어선 이은봉 시인은, 근원적 생명 탐구를 통한 근대 극복의 시정신을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세계가 좀 더 탄력과 활력을 동반한 ‘근원’의 시학으로 섬세하게 나아가기를 소망해보는 것이다.


이은봉 시인

1953년 충남 공주에서 출생했고, 숭실대 국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삶의 문학》 제5집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를 발표하면서 평론가로 데뷔했다.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좋은 세상」 등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1985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재창립에 참여해 연구조사분과 간사 등을 맡았고, 1987년 민족문학작가회의로 개편된 이후에도 감사, 이사 등을 맡았다. 그밖에 《삶의 문학》 《시와 사회》 《문학과 비평》 《시와 사람》《시와 상상》등의 문예지 편집에 관여해 편집위원 편집인, 주간 등으로 일했다.

시집으로 『좋은 세상』,『봄 여름 가을 겨울』,『절망은 어깨동무를 하고』,『무엇이 너를 키우니』,『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길은 당나귀를 타고』가 있고, 평론집으로 『실사구시의 시학』,『시와 리얼리즘』,『진실의 시학』,『시와 생태적 상상력』이 있다. 기타 연구서 및 시론집으로 『한국현대시와 현실인식』,『화두 또는 호기심』 등이 있다.

한성기 문학상, 유심 작품상, 한남 문인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주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일하며 계간 『불교문예』 주간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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