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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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광주대학교 졸업생 이수윤 원우님이 작품
[풍뎅이를 만난 거저리]를 통해 등단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불교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 소감 - 즐겁고 가벼운 삶 위한 글 쓰겠다
이수윤
모처럼 햇살 가득한 겨울날, 눈부신 소식을 접했다. 눈보라치던 십여 년의 세월들이 파노라마 되어 스쳐간다. 모진 시간들이었다. 다쳐 부서진 나의 습작품들이 바위틈에서, 골짜기에서, 잡초더미에서 살아 일어나는 듯 여겨진다. 새 옷을 입은 나의 분신들이 나를 향해 수고했다고 말하는 듯 느껴진다. 이 고운 것들이 앞으로의 나의 창작생활에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 믿는다.
왜 살까? 아냐, 어떻게 살까? 그리고 왜 쓸까? 아니지 어떻게 쓸까? 등에 대해 생각한다. 모든 세대가 읽고 공감하는 동화를 쓰는 내내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쓰는 사람의 행복이 읽는 가슴에 잘 전달되어 독자가 행복하고 사회가 밝고 따뜻해지는 작용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 소망을 위해서 더 부지런히 다치고 넘어지며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그리하여 마침내 아름다운 작업이었다라고 만족하는 날을 맞이하겠다. 즐겁고 가벼운 삶을 위한 글을 시원하게 쓰겠다.
시골살이를 시작하고 마당을 가꾸며 작은 생명들에 관심이 생겼다. 지상의 것들뿐만 아니라 땅속에서 집을 짓고 사는 곤충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그것들과 친해졌고 그들의 삶을 궁금해 했다. 그들을 해충이라 부르며 구제해야 했다. 나무 등 식물을 위한다고 하지만 많이 미안했다. 처음 접한 굼벵이 한 마리로부터 작품의 씨앗을 얻었다. 여러 번의 탈피를 거쳐 탄생된 나의 작품이 성충으로 잘 자라준 것이다.
까마귀 한 마리가 집 앞 전봇대 위에 날아와 앉았다. 까옥거리며 축하해준다. 그리고 주저하지 말고 곧장 걸어가라고 격려한다. 이웃으로 살아가는 노루, 꿩, 까치, 말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행복하고 감사하고 소중한 날이다. 이런 날을 선물해준 불교신문사와 심사위원 선생님께 큰절 올리며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한다. “오래 뵙지 못한 전원범 교수님, 배봉기 교수님 감사합니다. 삶이 귀감이신 이성자 선생님 감사합니다. 금초가족들 감사합니다.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 힘내십시오. 진, 영, 용, 우 사랑합니다.”
■ 동화부문 심사평 / 방민호 서울대 교수
간결함 속에 갖춰진 의미의 보편성
동화는 번잡하게 쓰지 않으면서도 좋은 뜻을 담을 수 있어서 좋다. 아이들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건은 어휘와 문장을 깨끗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짧고 간결하게, 쉽게, 그러면서도 표현도 이야기에 담긴 뜻도 아름다워야 한다.
한편으로 동화는 자칫 잘못하면 소재나 주제가 유형적인 데로 흘러 새롭지 않은 이야기가 되기도 쉽다. 불교신문의 경우에는 매체 특성이 있어 불교적인 소재나 주제를 채택하려는 유인효과도 있어 더 어렵다. 불교적인 색채를 띤다고 해서 무턱대고 선에 올릴 수 없다.
모두 네 편의 작품을 먼저 골라냈다. 좋은 작품들이 많지만 주제나 소재, 문장 등 앞에서 열거한 점들에서 무난한 것들에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푸석바위’는 불상이 되고 싶은 바위들의 이야기다. 푸석바위도 나오고 귀바위도 나오고 납작바위도, 배바위도 나온다. 재미있다. 바위들이 말도 하고 생각과 감정을 가지니 전통적인 절집 이야기에 그치기 쉬운 불교적 이야기에 새로움이 생겼다.
‘풍뎅이를 만난 거저리’도 우화다. 동화라면 우화 같은 이야기가 읽는 맛과 멋을 내기 좋다. ‘푸석바위’처럼 우화의 이점을 잘 살린 작품이다. ‘거저리’는 이름도 생소해서 인터넷 사전을 찾아봤더니 알 만하게 생긴 곤충이다. 풍뎅이와 거저리가 만나서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풍뎅이는 살충제 때문에 가족들을 잃어버렸고 거저리는 사람들에게 사육되는 처지다. 이렇게 말하면 살벌하게 느껴지지만 이야기는 쉽고도 간결해서 따라 읽기 좋다.
‘히말라야 아이 사랑이와 서울 아이 묵띠’는 한국에 와 일하게 된 아빠를 가진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 쪽에서 다문화 이야기가 십여 년 이상 ‘각광’을 받았는데, 동화 쪽에서도 이러한 현실의 이야기를 동화다운 플롯과 문장으로 옮겨 놓곤 한다. 이 이야기에는 사랑이도 나오는데 이 아이의 아빠는 짐을 날라주는 히말라야 포터다. 다소 이야기가 복잡해 보인다. ‘돌탑 쌓는 아이’는 문장도 아주 깨끗하고 배경을 이루는 부모 없이 할머니에게 키워지는 섬 아이의 외롭고도 순수한 마음을 잘 전달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이야기라고 밀어붙일 수 없는 점이 다소 걸린다고나 할까.
‘푸석바위’와 ‘풍뎅이를 만난 거저리’는 둘 다 아주 좋은 이야기다. 마음이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기운다. 결국 ‘풍뎅이를 만난 거저리’의 새로움을 ‘푸석바위’의 깊이 대신에 선택한다. 간결함 속에 의미의 보편성을 갖추고 있고 사건과 대화가 좀 더 동시대적이라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평론 응모작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문학의 정신도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평론은 더욱 많은 일을 해주어야 하건만 배고픔 속에서 정신을 벼리는 사유의 정신을 갖춘 사람이 나타나지 않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현실의 삶이 이토록 헐벗고 가난한데 어째서 정신은 살아있지 못한가, 하고 이 두터운 안개층 뚫고 나갈 힘의 부재를 절감하게 된다. 한 해를 더 인내심 있게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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