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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 최은경, 제24회 중앙대 주최 범대학문학상(의혈창작문학상) 시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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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과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95회 작성일 1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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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 최은경, 제24회 중앙대 주최 범대학문학상(의혈창작문학상) 시부문 수상

 

학부생 최은경씨가 중앙대에서 개최하는 제24회 의혈창작문학상 시부문에서 수상을 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수상 作 2편

 

절집 아기

 

아기가 살지 않는 깊은 산골 절집에 사는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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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도 가리지 않은 오동통한 아기는

할머니가 짜준 마가목 열매처럼 빨간 모자에

이모랑 고모가 사준 쬐만한 고무신을 신고

보드레한 뺨이 복숭아처럼 발그레해지도록

담장 밑으로, 연꽃이 핀 작은 못가로, 극락전으로

종횡무진 뛰어다닌다.

 

깨금발로 뛰다 개나리꽃잎 하나 머리에 이고

모둠발로 뛰다 벚꽃잎 하나 뺨에 붙이고

훌쩍 뛰다 연꽃잎에 주룩 미끄러진다.

괜히 서러워 쪼르르 지장보살님한테 달려간다.

 

보살님, 보살님! 연꽃잎이 나를 밀었어요.

나쁜 꽃이에요. 때찌 해주세요!

엄마처럼 때찌해주세요. 네? 네에?

 

눈물방울에 콧물방울까지 매단 아기의 조름에

지장보살이 인자한 손으로 물 한 방울 튕겨

제 자리에 피어 있을 뿐인 연꽃잎을 때찌하고

아기는 손뼉 치며 두 발로 콩콩 뛴다.

 

극락전 지키는 검둥이 녀석이 달려와

석양에 기대 까무룩 잠든 아기를 컹컹 부른다.

아가, 아가. 어서 일어나!

손님 왔어, 손님 왔다고!

 

사람 그리운 아기는 검둥이 녀석을 쫓아

절집 찾아온 손님을 마중 간다.

날듯이 내달린다. 아기의

고무신 한 짝이 벗겨져 저만치 날아간다.

 

짝발로 손님 마중간 아기가 훌쩍훌쩍 운다.

고무신들 사이에 노란 새 고무신을 놓는

긴 머리 손님 앞에서 운다.

손등으로 눈가를 비비며 운다. 코를 줄줄 흘리며 운다.

엄마, 엄마아. 나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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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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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처럼 몰리고 밀리는 관광객에

바가지로 무장한 잡다한 먹거리들

수시로 흉기로 변하는 셀카봉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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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와 함께 흐르던 낭만도 운치도

사라진 골목, 전주의 교동 골목.

어쩌다 이렇게 됐어. 눈물 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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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마음에 맞잡은 손 꼭 쥐고

살 오른 길고양이 발자국 따라

어둑한 오래된 골목에 그림자 찍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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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개 조심, 빨랫줄, 녹슨 대문

익숙한 내 친구 얼굴처럼 정겨워라.

골목아, 넌 변치마라. 지금이 너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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