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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졸업생 김영진 <시와 사람>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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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과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27회 작성일 17-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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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졸업생 김영진 시와 사람신인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당선작 : 고속도로를 걷는 사내 외4 편

    

 

고속도로를 걷는 사내

 

고속도로 위에서는 씨앗, 싹 틔우지 않는다

 

앞만 보고 달려라 120, 140, 160킬로……, 멈출 수 없다 가속페달을 밟아라.

 

방어울타리 바깥은 평야. 연분홍 노을빛 쉬어 가라 붙잡아도 달려라. 지평선이 펼쳐져도 눈길을 거두어라.

 

속도를 늦추지 마라. 머뭇거리지 마라.

 

고속도로는 걷는 사람을 가만 두지 않는다. 심장에 켜진 비상등, 어두워질수록 운전대를 쥔 손이 부들거린다.

 

그 때 앞 유리에 비치는 사내는 고속도로를 앞서 걷는다.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느긋하게 걸어가는 저 사내.

 

사내가 걸어가는 고속도로는 속도가 전부. 속도는 영토의 외곽까지 전용도로를 뚫기 바란다.

 

속도는 전파로 값을 치르고, 톨게이트는 사내에게 빨리 도심으로 들어오라 손짓하는데.

 


 

당선소감

 

  대학을 졸업하던 19982, 외환위기로 생의 현장에서 쫓겨나가는 그때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좀 더 안정된 일터로 유목민처럼 떠돌던 그때, 시를 전공했지만 시를 멀리해야 했다.

 

그러다가 가장이 되어 불투명하고 불안한 시대는 공직에 들어선 후에도 이어졌다. 영영 시와 멀어지는가 싶을 때,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머리에 염색해야 하는 그때, 어느 정도 불안이 누그러지는데 왠지 모를 불안이 내게 시를 호명하도록 했다. 그동안 내 마음의 가장 밑바닥에서 유영하던 시라는 고래를 발견하였다. 그 고래와 싸움을 하는 날들이 행복했다. 나는 마침내 시를 통해 세상을 보다 싶게 만나며, 그것이 버거운 일이라 해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렇듯 내가 고래와 다시 만나게 해주신 은사님, 이은봉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그리고 무돌문학회 선후배와 동기 은성이와 전문연의 당찬 포부, 모두 기언한다.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시를 쓰면서 행복해지고 싶다. 시의 세계로 이끌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심심한 인사를 올린다.

    


심사평 중

 

김영진의 작품들은 불안하고 모순된 우리 사회의 그늘을 따스하게 안으려는 의지가 강했다. 고속도로를 걷는 사내속도욕망으로 점철된 현실을 멈출 수 없다 가속 페달을 밟아라에서 극명하세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욕망이라는 이름의 속도는 전파로 값을 치르고에서 보듯 욕망을 향해 고속도로처럼 질주하는 사회의 모순을 비교적 잘 그려내었다. 그리고 단칸방 선녀보살, 철근인생, 달빛등의 작품 모두에서 바람도 차마 숨을 쉬지 못하는/낡고 시린 단칸방”(단칸방 보살), “인기척이 없다/전화벨도 울리지 않는다”(하얀 민들레)), “그가 쌓은 콘크리트 벽보다 허술한/자존심도 함께 쓰러진다”(철근인생)), “화톳불이 꺼진 마당, 달빛으로 환하다”(달빛))이 보여주듯, 사회에서 소외도니 자들의 아픔과 슬픔이 김영진 시인의 작품 속에 잘 녹아나 있다.

시는 메시지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상상력과 더불어 새롭게 말하기를 통해 보다 큰 감동을 줄 수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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